권오헌 선생님께
선생님 안녕하세요? 코리아연대 이상훈입니다.
항상 서초동 법원까지 오셔서 저희들 뒤를 든든하게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들께서 함께 해 주시니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의 생활은 시련과 고난의 시간이 아니라 새로운 도약을 위한 인내와 혁신의 시간으로 삼고 하루하루를 열심히 보내고 있습니다.
어제 법원에서 지켜보신 바대로, 예상대로 재판장은 또 다시 코리아연대와 그 활동을 ‘이적’이라는 단어를 들먹이며 시대착오적인 판결을 내렸습니다. 역사 속에 이미 묻혀야 할 ‘국가보안법’과 ‘이적’이라는 단어가 대명천지에 버젓이 돌아다니고 있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민족적 역사적 수치입니다.
하지만 희망은 있습니다.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는 북미평화협정 관련 소식은 머지않아 이 땅에도 자주의 시대, 통일의 새시대가 도래할 것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평화협정이 체결되고 남북이 화해의 새시대로 접어드는 미래에는 ‘국가보안법’과 ‘이적’이라는 단어가 설자리는 없을 것입니다.
아무쪼록 이번 재판이 마지막 국가보안법 재판이 될 수 있도록 희망을 잃지 않고 이 곳에서 끝까지 투쟁하겠습니다.
언제나 함께 해주신 선생님의 큰 가르침과 투쟁정신을 코리아연대 동지들은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무더운 여름이 찾아옵니다.
부디 건강하시고 또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분단71년 5월 27일 서울구치소에서
이상훈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