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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원님의 편지

 

양심수후원회 동지들께

여기 안동교도소에도 아카시아꽃 향기가 가득합니다. 생각할수록 분노가 치솟는 2015년 봄 5월이지만 그래도 마음 추스르며 꽃향기 맡을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되는 건 양심수후원회 동지들의 따뜻한 배려 덕분입니다.

모두 안녕하시지요?

소식지를 통해서 후원회 동지들의 생동감 넘치는 생활과 열정의 여러 활동을 보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면회 오시는 분들마다 밝은 모습을 보여주셔서 모두 안녕하시리라 믿고 있습니다.

물론 저도 잘 지내고 있습니다. 지금은 출옥을 준비하느라 엄청 바쁘답니다. 감옥 안에서 뭐가 바쁘냐고 하시겠지만 다른 날들에 비하면 그렇다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530일 새벽5시에 출옥을 하거든요. 많이많이 축하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4년을 돌아보면서 정리도 하고 앞으로의 삶과 계획에 대한 사색도 하면서 남은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제가 무탈하게 건강한 모습으로 감옥문을 나서게 된 것은 오로지 동지들 덕분입니다. 양심수후원회 동지들의 염려와 보살핌에 감사드립니다. 그 은혜를 어찌 다 갚을 수 있을지 가늠이 안 됩니다. 열심히 투쟁하면서 사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 말고는 달리 보답할 방법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물론 자주 찾아뵙는 것도 빼놓을 수 없겠지요.

그동안 저에게 베풀어주신 은혜 가슴에 새겨두고 잊지 않겠습니다. 따뜻한 편지와 면회, 격려를 아낌없이 보내주신 권오헌 명예회장님과 김영식선생님, 박희성선생님, 양원진선생님, 강담선생님, 류종인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안병길 회장님께서 보내주시는 광야교회 이야기도 잘 받아보았습니다. 한상권 전회장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저의 아내와 아들 다음으로 많이 찾아와 주시고 보살펴주신 김호현 형님, 동갑내기 친근한 벗들인 김혜순 부회장과 오감시롱 으뜸일꾼 김길자, 그리고 운영위원 나순석이 전해준 진한 우정에 감사드립니다. 몇 번씩 찾아주시면서도 오실 때마다 푸근한 정을 한아름씩 안겨주고 가시는 모성용부회장님과 이정태, 유영호, 양호철, 도상록, 강덕환 형님들, 소수영 누님, 박윤경 님, 저의 페북에 좋아요를 눌러주시며 지지와 힘을 주시는 홍휘은 님, 먼길 마다하지 않고 찾아다니며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김익 사무국장과 리정애 동지, 이 지면에 다 쓰지 못한 수 많은 분들의 뜨거운 동지애를 어찌 다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몇 날 밤을 새가며 이야기해도 다하지 못할 것입니다. 뵙게 되는 날 향기로운 술 한잔 대접하면서 감사의 인사를 드릴 수 있기를 고대합니다. 한가지 안타까운 것은 임미영 누님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점점 기력을 잃어가는 중에도 면회오는 사람을 통해 영치금을 보내주시고 안부를 물어주셨는데-.

6.15산악회 동지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여러번 찾아오셔서 전해주시는 진한 감동은 잊지 못할 것입니다. 우선 67일 계획되어 있는 6.15산악회 체육대회 때 찾아뵙겠습니다. 1회대회 때 만큼의 활약을 할 수 있도록 체력을 길러서 가겠습니다.

그리고 이 지면을 빌려 감옥에 계신 양심수 동지들께도 염치 없는 인사를 드립니다. 아무쪼록 몸 상하지 않도록 잘 돌보시고 건강한 모습으로 나가셔서 힘찬 투쟁을 이어가시기를 바랍니다. 조급하지 않고 긴 호흡으로 앞날을 기약하시기를 바랍니다. 여러 소식지를 통해서 동지들의 소식을 듣는 것도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먼저 출옥하는 것이 염치 없고 미안한 마음입니다. 밖에서 신념이 넘치는 밝은 얼굴로 상봉할 수 있기를 고대하겠습니다.

양심수후원회 동지들!

항쟁의 계절 오월에 뜨거운 피 고동치는 가슴 벅찬 상봉을 기대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응원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2015. 5. 18.

광주민중항쟁 서른다섯 돌에

안동교도소에서 이경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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