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봉례언니네, 감자 사세요. | ||||||
글쓴이 : 일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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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수원으로 실고 오신다기에 같이 일하는 샘들을 중심으로 12박스를 신청했다. 확인차 전화를 드렸더니 장맛비에 박스가 다 젖었다고 말씀을 더 이상 못하고 바삐 끊을 때 비설거지 제대로 못해 우케 널어논 것들이 쓸려가던 옛 기억이 떠올라 맘이 어수선하였다.
드디어 화요일 오전 11시쯤 신갈로 오셨는데 하얀 트럭에 감자가 가득 실린 것을 보고 마음이 더 바빠지기 시작한 샘들이 이리저리 전화를 돌려 25박스를 팔았다.
그래도 돈이 별로 안된다. 현금을 찾아가서 우선 맞춰드렸지만 정말 농사지은 거에 비하면 얼마나 작은 돈인가...
우리 하루 저녁 술값이 될 법도 한 돈.....
검게 그을린 박 선생님과 그보다 더 나을 것도 없는 언니의 옷차림. 그래도 두 분에게선 아름다움이 질질 흐른다. 사무실 서재 가득 꽂힌 책들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봉례 언니, 농사를 짓던 개를 키우던 됨됨이가 너무나 반듯하신 박 선생님. 그날 나는 좀 우쭐했다. 이렇게 멋진 사람들과 알고 지낸다는 게 행복하여 샘들께도 자장면 사줬다.
나 잘했지요.
옴시롱 식구들은 가격을 15000원씩 일괄 지급했으면 합니다. 굵은거나 중간거나 큰 차이가 없고요. 맘이 그렇잖아요......
그리고 우리만 사지 말고 우리가 하나의 거점이 되어 팔아봅시다. 그럼 한꺼번에 실고 오신다고 합니다.
800평을 심으셨는데 주인 알아보고 튼실하게 큰 감자 덕분에 족히 200박스는 넘는다고 하니 판로 없이 애먹는 농부에게 제값을 받고 팔 수 있도록 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