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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기행(3)

양심수후원회 2009.05.29 12:55 조회 수 : 1853

여수기행(3)
글쓴이 : 강남욱    
 

아침에 눈을 뜨니

밤사이 비가 내렸단다. 온 세상은 맑았지만, 향일암일출을 관람하기 힘들만치

하늘은 구름으로 가득했다.

아침을 열어주는 향일암 계단은 촉촉히 젖어있고, 동백의 열매들이 줄줄이 떨어져

이름모를 매미와 새소리만이 정적을 깨고있었다.



두손을 합장한채 오르는 한계단 , 한계단

우리들 살아가는 시간을 하루하루 살아가듯이

한계단 오를수록 도착지 향일암은 다가온다.

해를 머금고 있는곳- 향일암 .. 떠오르는 해를 볼수없이 아쉬웠지만

구름사이에 숨은 해와 바다의 잔잔한 찰랑거리는 물결은

마음의 평화를 일깨워 낸다.



향일암 들어가는 관문이라도 되듯

암자 근처에 있는 집채만한 거대한 바위 두개 사이로 난 석문을 통과할때는

기분이 괜스레 이상해 졌다.

마치 이세상 마감하고 하늘에 귀천할때 들어가는 문처럼 ...





우리나라 전국 4대 관음 기도처로 유명한 향일암은

너무 이른 탓일까, 아니면 밤사이 내린 비탓일까

스님 비질 하는 소리 사각사각 거리며 , 여행객 없이 한산했다.



향일암 아래로 펼쳐지는 바다와 끝없이 펼쳐지는 바다에

심호흡으로 가슴을 넓혀본다.



숙소로 내려와 달고 단 아침밥을 여수 돌산 갓김치 쭉쭉 찢어

된장찌개에 맛있게 먹고 14연대터로 향했다.



14연대터는 1948년 전라남도 여수에 주둔하고 있던 제 14연대가

제주도 봉기를 진압하라는 명령을 거부하고 봉기를 일으킨 장소이다.

미군과 이승만 정권은 철저하고도 강하게 여순항쟁을 진압하기에 이르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민간인이 아무런 재판도 없이

초등학교 운동장이나 해안절벽, 산기슭에서 죽어갔다.



누가 죽었는지, 왜 죽아야만 했는지 분명히 밝히지도 못한채

50여년 동안이나 1만여명의 주검들이

여수에 잠들어 있었다.



14연대터 와 형제묘를 답사하며

가슴이 밥체한 것마냥 답답해옴은

나 혼자만의 느낌은 아니었을 것이다.



남북 이 평화 통일이 되어 그들의 죽음이 헛되이 스러지지 않기를

그들의 명예가 회복되어

하늘에서 편히 잠들수 있기를 기도했다

2007-08-31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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