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수후원회 2009.05.28 14:45 조회 수 : 1730
그냥이요.... | ||||||
글쓴이 : 김혜순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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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님과 안 선생님이 지치신 몸으로 짐정리를 하시면서 서로 티격태격하는 모습에서 참 고단한 삶이구나 느꼈어요. 사모님은 장가 가고도 늘 누군가에게 의지하려 한다며 선생님께 타박이시고 선생님은 가장으로서 몸 누일 방한칸 마련하지 못함을 한탄하시며 쓸쓸해 하시고.......
그리하여 혁이에게 월요일날 짐옮긴다고 선의의 거짓말까지 하셨다 합니다.
잠시 들르러 간 우리들이 너무나 죄송하여 쥐구멍이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마지막 남은 짐정리를 돕고 먼지를 쓸어내며 겉으로 막 호들갑을 떨었습니다. 왜 지희에게만 이쁜 가방 주시냐고......
탕제원 3층, 부엌 옆에 딸린 침대방 기억나지요. 거기가 선생님의 임시 삶터랍니다.
우리가 김선명, 이종환, 조창손 선생님께 가졌던 마음의 십분의 일이라도 안 선생님께 해드린다면, 아니 남쪽에 계신 또 다른 조창손에게 따뜻한 관심을 가져준다면 나도 우리도 더 행복해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더군요. 사모님이 계시다는 이유로 많은 이들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는 선생님께 말입니다.
오감시롱 이름으로 전해지는 봉투가 왜 이렇게 초라해 보이던지요.(사실 아침에 몇 사람 통화를 했었습니다. 함께 가자고....)
마음이 무거운 탓에
서울에서 내려오면서 시아버지 가게에 가보았습니다.
여든으로 치닫는 아버지께서 온몸이 새까맣게 된 채로 지붕에서 휘청거리며 걷는 거였어요.( 며칠 가게 문을 닫고 지붕을 수리하는 중임)
집으로 모시려다가 불편해 하시는 것 같아 당신집에 가서 저녁을 해드리고 늦은 밤에야 집에 들어왔습니다.
선생님 뵙고 오면서 가까이에 계신 아버지 생각이 더 간절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