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환갑을 맞아서 시골에 갔다. 뻔한 삶림에 편치 않은 귀향길 아침일찍 서해안고속도로는 오직 나만을 위한 길처럼 익숙하게 달린다.신작로의 겨울 논자락은 황량하고 습기가 다 빠져나간 마른육신만 남은 우리 부모님의 육신이 고스란이 베어있다. 결혼하고서도 시골에서 보내주는 쌀을 받아먹는데 당연하고 잘난 자존심에 내 몫이려니 했는데...고향집에 와서 쌀을 씻는데 물에 씻겨나가는 쌀이 왜이리 아까운지 한톨한톨 다 정성스레 주워 담는다. 바보같은 맘에 쌀을 씻다 울고 만다.언제까지 경험하고 나서 철이 나련지 가슴이 뜨거워 진다.
그냥
가슴이 아프다.
너희 동네로 들어갈 때 오른편에 있던
두충나무가 생각나는구나.
시골에 계신 우리 부모님들
모두의 삶은
이 두충나무와 같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두충잎은 차도 끓여먹고 한약재로도 쓰이고 금연초로도 활용된다네요.
지희 고향마을 어귀에도 그의 부모님이 심으신 두충나무가 있었어요.
이젠 중국 한약재에 밀려 제값을 받지 못하고 베어질 날만 기다리는, 늙으신 우리 부모님 같은 신세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