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시롱 감시롱

촛불문화제 참관기

양심수후원회 2009.05.29 13:06 조회 수 : 1755

촛불문화제 참관기
글쓴이 : 혜수니    
  17일 열린 미친소 미친교육 반대 촛불 문화제 참관기
후원회원 김혜순

열한번째 촛불 문화제가 열리니 가족들 손잡고 참석해보자는 소식은 호현오빠의 따뜻한 온기를 품은 채 당일 낮에 핸드폰의 메일로 전달되었다. 내게서 일정한 가공공정을 거친 소식은 순식간에 옴시롱 감시롱 식구들을 불러모아 우리가 도착한 6시쯤에는 이미 수영언니와 권 선생님이 동아일보사 부근과 프레스센터 앞까지 가득찬 사람들 속에 계셨고 이어 우리 가족과 지희네 가족, 호현 오빠네 식구들, 용준이, 후훤회원 허행란 가족 등이 모여들어 청계천 모전교를 넘어선 가득찬 사람들의 행렬 속에 합류하게 되었다. 3만 여명이 모였다고 한다. 주위를 둘러보니 교복을 입은 10대들이 앞자리를 차지하고 문화제를 주도하고 있고 뒤로 아이를 데리고 온 가족들과 젊은 청년들, 머리 희끗한 어르신들까지 다양한 계층과 세대들이 뒤섞여 있다.
1부에는 청소년 단체 대표들의 사회로 자유발언들이 이어졌고 학생들이 마련한 연극과 아이들의 미래를 바꾸고자 활동하는 엄마 부대들이 뒤이어 재미난 율동으로 분위기를 일궈주었다. 사회단체 대표와 명망가들의 명연설로 압도하던 지난 시절의 집회 모습도 오간데 없고 청소년과 학부모들의 자유발언은 정치권의 입장을 패러디하면서 단순 명료한 전달성을 갖고 아슬아슬하게, 어설픈 속도로, 신선하게 전달되었다. 새로운 트렌드가 아닐 수없다. 2부에서는 10대들에게 부끄러워 끌려나왔다는, 블랙홀, 이승환, 김장훈, 윤도현 밴드 등 가수들이 줄이어 노래로 한몫했는데 옆에 계신 권 선생님이 아는 노래가 불리지 않는다며 멋쩍게 웃었다. 국회의원 정범구도, 회장님 권오헌도 한켠에서 조용한 참석자가 되는 자리였다.

10대들이 주도하는 촛불문화제 답게 구호도 명쾌하고 간결하다.
미친소 반대, 미친교육 반대, 협정 무효, 고시 철회, 될 때까지 모입시다, 미친소 싫소.

이 생기발랄한 문화제에 참석해서 우리 가족에게도 자그마한 변화가 생겼다. 상화도 그동안 쓰윽 읽던 신문도 관심있게 챙겨읽고 광우병소의 위험에 대해 많은 질문을 던짐으로써 서로 토론의 자리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성재는 자랑삼아 친구들에게 이야길 하겠다고 떠들고 다닌다. 쇠고기 협상에 대해 뭔가 새롭게 시작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물론 대운하를 반대하는 구호도 없고 다른 일상적이고 정치적인 문제들이 들어설 틈이 없어 아쉽기도 한 자리였지만 거기 있는 내내 흥분되었다. 사방이 어둠으로 가득찬. 그래서 막장세대라 불리는 10대들의 희망찬 함성을 보았고 무엇보다 생동감이 있었고 차갑고 어쩐지 개인주의적일 것같은 디지털 문화를 통해 뜨거운 함성을 일궈내는 10대들의 힘찬 역동을 보았기 때문이다.
혹자는 조중동에 수구논리에 중독되지 않은 ·10대에게서 희망을 본다고 한다. 아직은 희망을 버릴 때가 아닙니다. 문규현 신부님의 목소리가 오버랩되는 자리였다. 물론 우리가 함께 할 때 가능하다.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
모두가 힘들잖아요
기쁨의 그날 위해 함께한 친구들이 있잖아요
혼자라고 느껴질때면 주위를 둘러보세요
이렇게 많은 이들 모두가 나의 친구랍니다

우리 갈길이 절대 쉽지 않을 거예요
때로는 모진 시련에 좌절도 하겠지만
우리의 친구들과 함께라면 두렵지 않아
우리 모두 함께 손을 잡고
......
성재랑 상화 손을 잡고 실컷 불렀던 노래다. 동요라고만 느꼈던 노래가 촛불문화제 속에서 서로의 의미를 묻고 가족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훌륭한 도구로 쓰이고 있었다.

2008-05-20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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