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수후원회 2009.05.29 13:27 조회 수 : 2837
오감시롱 총회 안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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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시롱감시롱 총회에 부쳐
옴시롱감시롱이 새싹처럼 풋풋하게 만난 지 19년이 지났습니다. 처녀총각이었을 때 우리는 날마다 보고파 밤이면 단대앞 할머니집으로 모여들었고, 한 사람에게 좋은 일이 생기면 내 일마냥 기뻐하며 축하곡을 연습하며 서로에게 애정을 쏟아내곤 했지요. 세상에 첫발을 내딛는 우리는 동지로서 서로 어깨동무를 굳건하게 하였고 대학을 갓 졸업한 사회 초년생의 낯설음을 잊기도 하였습니다.
때론 차전놀이의 고수들 마냥 격렬하게 부딪치기도 했습니다. 오히려 그때는 싸움이 두렵고 힘들긴 했지만 지나고나니 참 열심히 했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하물며 나라도 흥망성쇠가 있고 개인의 역사도 오르막이 있으면 다시 내리막길로 접어들곤 하지요. 장기수 선생님들이 계셔서 든든한 버팀목이 돼주시던 시절도 갔고 모임 초기의 풋풋함도 사라진 지 너무도 오래, 옴시롱은 고인 물처럼 썩어가는 듯 보입니다. 누군가는 이미 맘이 떠났다고 해체를 주장하고, 누군가는 늘 무겁기만 하다고 도망갑니다. 누군가는 일을 맡기가 두렵다 하고, 누군가는 너무 익숙해서 발전이 없다 합니다.
다 옳은 말씀입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서로를 엮어주는 고리를 만들지 못하고 과거에 의존하고 가는 모양새지만, 우리들 몸 속에는 옴시롱이 이미 무의식의 세계에 자리잡고 있다고요. 운전을 해보면 느껴지잖아요. 몸으로 이미 익혀져 있는 것.
1년 동안 별반 활동을 전개하지 못하고 답습만 해온 게 못내 후회스럽고 회원 여러분께 죄송합니다. 옴시롱이 예까지 온 거 저의 책임이 큽니다. 그래도 몸에 저장된 기억들 되살려야 하지 않을까 안타깝게 고민해봅니다.
며칠 동안 더위 먹은 파리 마냥 처지지 않고 해피하게 총회 맞기, 고민해보았습니다.
이렇게 준비해야지 했는데,
축하시도 발표하고 축가도 부르고, 그러면서 조금 나아지는 옴시롱을 기대해봐야지.....
또 휩쓸려온 파도에 몸을 맡기듯 그렇게 진행합니다.
그래도 만나니 반갑고 아무런 준비 안해도 풍덩 안길 것만 같아 설레는 밤, 총회 전야를 맞습니다.
죄송하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