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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가협양심수후원회분들께


안녕하세요? 서울남부교도소에서 여주교도소로 이감을 와서, 소식을 전하기 위해 편지를 씁니다. 원래 본소가 여주교도소였고, 직업훈련생으로 서울남부교도소에 간 것이었기 때문에 직업훈련이 끝나고 본소로 돌아오게 된 것입니다. 새 수번은 984번입니다. 1년6월밖에 안 되는 형기동안 수번을 참 여러개 받네요.


제 형종료일이 올해 10월 29일이고, 과거 분류과 상담을 했을 때 7월말 가석방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했었습니다. 만약 이번 6월에 7월말 가석방 심사대상으로 신청이 됐다면, 남부교도소에서 이송되지 않고 나갈 때까지 있을 가능성이 높았지요. 그런데 남부교도소에서 뒤통수(-.-)를 쳐서 가석방 심사대상에서 배제시켰네요.


제가 뭐 규율을 위반한 적도 없고, 가석방 심사대상으로 신청 안할 이유도 없는데 말이지요. 그간 남부교도소 보안과장과 2~3차례 갈등을 빚었고, 소내의 문제를 밖에 알리고 문제제기 한 것 때문에 보복성 불이익을 준 게 아닐까 추측하고 있습니다. 남부교도소 입장에선 7월까지 데리고 있을 필요도 없이 여주로 보내버릴 수 있으니 편하기도 했겠죠? 이 문제로 법무부와 서울남부교도소 등을 압박하려 하는데, 민가협양심수후원회 분들도 많이 도와주세요. ^^;


처음엔 법무부가 박근혜정부 들어 혹시라도 병역거부자들에게 불리한 방침을 정한 건 아닐까 하는 가능성도 생각해봤는데, 남부교도소 직원의 태도 등을 볼 때 ‘다행히도’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박근혜 정부라고 해도 설마 그러겠냐 했다가도, 아냐 박근혜 정부니까 그럴지도 몰라, 하며 불안해했다가... 그랬지요. 참 정부에게 인권의식을 기대하기 애매하다는 이 우울한 현실.


가석방 일정이 불확실해져서, 민가협양심수후원회 분들의 신세를 계속 져야 할 거 같네요. 못해도 8월엔 나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휴.


무더위와 장마속에서도 거리에서, 산에서, 농성장에서, 투쟁은 멈출수가 없겠지요. 감옥에서 소식 들으면서 항상 다들 무사하시길, 그리고 승리하시길 바랍니다. 안녕히 계세요.


2013. 6. 20

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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