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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석님의 편지

 


민가협양심수후원회 동지들께

새해를 맞아 민가협양심수후원회 동지들께 사랑과 평화가 가득하길 빌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감옥에서 온 편지에 몇 자 적어 봅니다.

 

사람들은 인간의 자유를 구속하여 지배하고 강제하는 것은 권력이고 자본이라고 여겼다. 실제로 일제 식민통치와 우리의 군부독재시절은 무력으로 지배한 강제의 역사였다. 세상이 반대로 바뀌어 버렸습니다.

이제는 내가 나를 지배합니다.

사람들은 특근이나 휴일 잔업을 강요하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일 많이 하고 돈 많이 받겠다고 나섭니다.

정치사회적인 비리나 비정한 문제들은 귀찮다며 외면하고, 협박하지 않아도 부자정당은 지지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세상사람들은 문제 해결의 열쇠는 돈이라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경제를 행복의 전령이자 문제해결사로 생각하는 데는 보수와 진보도, 종교도 학문도 차이가 없으며, 그래서 모든 정치공약이 모든 희망사항이 경제고 민생 밖에 없다.

자신이 이미 물신우상의 광신도가 되었다는 것도 느끼지 못한다. 돈과 정부는 어떻게 세워졌는가? 돈과 정부를 만들 때는 국리민복이라는 말처럼 국익으로 민복을 이루어 고루 잘 살아보자는 목적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와서 보면 돈과 권력이 고통과 눈물을 만들어 내는 원죄 장치가 되고 말았습니다.

전쟁, 폭력, 핵무기, 원자력발전소, 재개발, 공공부채 등으로 세상의 죄를 끊임없이 낳는 이 현실속에 돈의 소유욕과 권력의 지배욕은 자신을 지키려고 다른 이들의 행복을 희생시킬 수 밖에 없는 생리구조를 가졌으니 어리석은 물건들이 아닐 수 없으며, 참으로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우리가 진심으로 결심하는 것, 그것이야 말로 실천의 출발점일 것입니다.

그동안 이루지 못한 안타깝고 아쉬웠던 일들을 새해에는 꼭 이루시길 빌겠습니다.

민가협양심수후원회 동지들께 건승을 빕니다. 모두들 건강하시고 언제나 행복한 나날이 되시길 두손 모아 기원합니다.

 

201511일 서울구치소 91실에서

정의석(바오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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