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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학님의 편지

 

안녕하십니까?

어두운 시절이지만 봄을 맞으니 새날의 여명이 느껴집니다. 겨우내 얼어붙었던 모든 것들이 봄날의 따스함에 물려내리고 돋아나는 새싹들에 하늘 땅을 내어줍니다.

봄은 소생하는 새싹들처럼 반동과 파쑈의 암흑시절에도 뿌리깊은 양심의 수호신으로 진보와 정의의 새벽을 불려오시는 후원회 동지들과 투사선생님들을 되새겨 보게 되는 계절입니다.

권오헌 명예회장 선생님과 이정태 동지를 비롯하여 몰상식한 권력의 표적으로 더더욱 서슬퍼렇게 빛을 발하시는 양심의 응결체에 제 자신의 마음속 깊이를 비추어 보면서 더 없는 행복감을 간직하군 합니다.

친일·친미의 매국노들이 애국자로 둔갑하고 독립운동가의 고귀한 존엄을 그 매국노들의 품속에서 치욕으로 욕보이는 사람들이 그 무슨 애국민족’ ‘통일을 외치고 있습니다. 가질 것 다 가지고 약자들을 실컷 부릴 수 있을 만큼의 자유와 복지만을 기만적으로 허용하면서도 강자들은 갑과 을의 관계정립을 소리칩니다.

많은 정치인, 운동가들이 약자의 편에 선다지만 그들 역시 갑의 체제와 질서에서 일체화된 운명을 즐길 뿐입니다.

역사에 기록된 위대한 양심들은 불의를 징벌하고 정치적 폭압을 맞받아 자기의 모든 것을 스스로 희생한 공동체적 의리의 양심들이였지 개별적 관계의 의리감에서 표현된 양심이 아니었습니다.

죽은 자는 용서하지 않습니다. 설사 살아 있다고 하여도 개별적 피해자는 용서의 권리가 없습니다. 범죄란 사회적 위험을 주는 공동체적 처벌대상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늘 그 죽은 자를 대신하여 용서와 화해를 구걸하는 약자들과 국가의 사죄와 보상이라는 연막에 눈 먼 사람들 때문에 역사의 죄인들이 활개치며 시대와 정의를 우롱하고 있습니다. 가해자에 대한 징벌은 없고 피해자의 영혼과 넋은 돈으로만 계산되고 있습니다. ‘미운 사람 먼저 죽는 것 본다라는 그 원흉들의 일그러진 속내가 공공연히 하늘 땅에 울려퍼지고 그 무슨 정치원로의 명언인양 떠들어 댑니다.

반동과 불의와의 운명적인 싸움에서 관용과 화해·용서와 화합이라는 너절한 구걸에 매달리던 사람들 때문에 친일이 후예, 유신의 죄인들이 살아났고 용산과 세월호의 아픔이 남겨졌으며 그렇게 평택과 쌍용, 밀양과 강정의 정의가 불법의 죄로 낙인되었습니다.

통일의 선언문에 서명한 궈력이 오히려 통일인사들을 죄인으로 가두고 권력자는 통일을 선동하는 아이러니한 현실에서도 진보는 침묵하고 잇습니다.

옳고 그름을 논할 잣대가 사라져버린 사회에서 실천으로 그 잣대를 대신하시는 후원회 일꾼들과 후원분들의 행동 하나, 글 한 문장이 그토록 소중하고 고귀한 것이 되는 원인이기도 합니다.

저는 사나운 야만의 광야에서 동지들의 덕분에 인간다움의 향기를 생의 자양분으로 받으며 외롭지 않은 감옥생활을 견디어 낼 수 있었습니다.

먼 길을 찾아 오셔서 소박하고 인자하신 모습을 보여주신 도상록 동지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모든 동지들의 건강을 바랍니다.

 

대구에서 경학 올립니다.

20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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