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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숙님의 편지

 

존경하는 권오헌 선생님께

 

늘 바쁘게 사시는 선생님 제게도 편지까지 주시고 가셨군요. 할 일도 없이 맘 쓰시게 해드려서 송구스럽습니다.

지난날 검찰청 앞에서나 면회를 몇 번 오셔서 뵙기도 하고 못뵙기도 하였습니다.

제가 무슨 한 일이 있다고 많은 분들과 대책위를 세워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신데 대하여 감사하지만 선생님들께서 연세에도 불구하고 더운 날씨에 불의에 멈추지 않으시고 항상 더우나 추우나 투쟁의 현장을 업으로 삼고 활동하시니 부끄럽기가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분단으로 말미암아 많은 사람들이 희생당하고 있는 현실이 끝나야 하는데 70년 세월이 아직 하나되는 세상을 만들기에 힘이 아직도 부족한 것 같습니다.

엊그제 불행중 남북 고위급 회담이 그나마 전쟁정세를 완화하고 합의된 사항들이 잘 진행되기를 마음으로나마 기대해 봅니다.

그리고 저의 심리가 지난 813일 있었고 2번째 재판이 931030분입니다.

선생님! 바쁘신 일상인줄 아오나 건강을 잘 챙기셔야 합니다. 이제 팔순이 되셨지 싶습니다.

저희들이 잘 챙겨드려야 하는데 마음 뿐이라 항상 죄송한 마음으로만 살고 있습니다.

얼만전에 김선분선생님의 별세 소식을 여기 한겨레신문 광고에서 보았습니다.

가슴이 멈추는 느낌으로 눈앞이 캄캄해옴을 어찌할 수 없는 감정이 쏟아졌습니다.

조국통일을 못보고 가신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럼 항상 건강 잘 챙기시고, 건강과 안녕을 기원합니다.

 

2015. 8. 28

수원구치소에서 박창숙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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