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33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안녕하세요?

 

너무 늦게 편지드립니다. 그동안 꾸준히 보내주시는 영치금 덕분에 감옥에서도 부족함 없이 여유롭게 잘 지냈습니다. 염치없이 지금까지 아무런 회신도 없이 지냈습니다. 벌써 1년 반의 세월이 지나고 엊그제 가석방 심사대상에 올랐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아마 올해 안에는 출소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보내주시는 후원회소식도 잘 받아보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볼때마다 마음이 울컥합니다. 자신의 신념과 양심을 지키기 위해 고난을 감내하고 계시는 비전향장기수 어르신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픕니다. 많은 사람들의 외면과 무관심속에서도 양심수들을 응원하고 격려하기 위해 말없이 수고하시는 양심수 후원회원 모든분들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다시 자유를 얻게되면 먼저 경기도의 아들집에 머루고 있는 아내를 찾아가 며칠 같이 여행을 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다시 강정으로 돌아와 제주도를 비무장 평화의 섬으로 만들기 위한 운동에 동참할 것입니다. ‘한라에서 백두까지평화통일의 기운이 퍼져나갈수 있도록 강정에서 평화활동가들을 교육하고 훈련하는 일에 힘쓰겠습니다. 노무현정권이 계획하고 이명박, 박근혜 정권이 불법적으로 강탈한 아름다운 절대보존지역 구럼비바위에서 동북아시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제주해군기지를 몰아내고 생명·평화의 공원을 세울 젊은 일꾼들을 길러내겠습니다. 이승만 정권하에서 3만명 이상이 희생당한 제주4.3의 뼈아픈 상처를 입은 제주도를 군사기지없는 평화의 섬으로 만드는 일은 통일을 위한 봉화에 불을 붙치는 일일 뿐아니라 제주도를 마주보고 있는 일본의 벌방 오키나와 섬들과 중국의 태평양 발진기지가 될 운명을 안고있는 타이완에도 비무장 평화의 섬을 만들어 한··일사이의 동지나해를 전쟁도 군사적 대결도 없는 평화의 바다로 만드는 길을 열어 갈 것입니다. 전쟁없는 세상을 꿈꾸는 인생은 불행합니다. 평생 감옥을 벗어날 수 없을거라는 우울한 예감이 듭니다.

군형법, 국가보안법과 같은 엄혹한 악법들이 평화를 향한 꿈을 짓밟습니다. 그러나 평화에 대한 희망은 저의 운명입니다. 저는 우리나라가 비무장 평화통일중립국가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결국 그 길로 나가게 될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것만이 우리나라와 이웃나라들이 함께 평화롭게 살아갈수 있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양심수후원회원 여러분들도 지금은 소수일지 모르지만 머지않은 훗날 여러분들이야말로 미래를 먼저보고 그 미래를 살아가신 분들로 기억될 것입니다. 여러분이 존경스럽고 자랑스럽습니다. 어두운 인생의 터널속에서 저와 그 어둠을 함께 걸어주신 여러분께 다시한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제 서서히 그 터널의 끝에서 한점의 빛이 보입니다. 말할수 없이 여러분께 감사합니다.

 

2021. 10.7 제주교도소에서

 

송 강 호 올림

 

1.jpg

 

2.jpg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글쓴이
688 김봉환님의 편지 file 2022.03.31 357 양심수후원회
687 김봉환님의 편지 file 2022.11.01 390 양심수후원회
686 김봉환님의 편지 file 2022.08.31 256 양심수후원회
685 김봉환님의 편지 file 2022.08.31 333 양심수후원회
684 김봉환님의 편지 file 2022.08.18 265 양심수후원회
683 김기종님의 편지 file 2022.04.26 706 양심수후원회
682 김기종님의 편지 file 2022.11.01 621 양심수후원회
681 김기종님의 편지 file 2023.01.12 827 양심수후원회
680 김 호님 편지 2022.01.29 677 양심수후원회
679 권오헌 선생님의 카메라에 기록된 사진입니다. file 2011.07.21 2556 양심수후원회
678 권오헌 선생님의 카메라에 기록된 사진입니다. file 2011.07.21 2345 양심수후원회
677 권오헌 선생님의 카메라에 기록된 사진입니다. file 2011.07.21 4186 양심수후원회
676 [후원회]북녘동포 큰물피해나누기 운동본부 관련 file 2011.09.09 2199 양심수후원회
675 [후원회]공안탄압 규탄, 8.15 양심수 석방 촉구 기자회견 file 2011.08.04 3372 양심수후원회
674 [후원회] 후원회가 공동행동에 참여합니다. file 2012.02.28 1857 양심수후원회
673 [후원회] 회원들과 마음으로 함께 하는 사람의 편지 2012.07.09 2491 양심수후원회
672 [후원회] 회원 김정남님의 서신 file 2013.01.02 2262 양심수후원회
671 [후원회] 한상권회장님의 취임인사말입니다. file 2011.04.18 8240 양심수후원회
670 [후원회] 한미FTA저지범국민대회 관련 연행자 2011.10.31 3296 양심수후원회
669 [후원회] 한가위, 잘 보냈습니다. 2012.10.04 2804 양심수후원회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6 Next
/ 36

CLOSE

회원가입 ID/PW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