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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빳던 옥중투쟁을 정리하며...

권오헌 명예회장님과 양심수후원회 동지여러분 그간 정말 고마웠습니다.
8월 10일 만기출소 예정이라 마지막 인사가 될 듯합니다.
보내주신 후원금과 자료집 잘 받았습니다.
그간 보내주신 관심과 사랑 덕에 옥중투쟁을 잘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구속된 순간부터 거리에서 규탄집회를 열어주시고 법정에도 그 바쁘신 걸음 시간내어 찾아오시어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 사랑 잊지 않고 나가서도 열심히 살겠습니다.
답답한 독방생활 건강하게 보내는 길은 바쁘게 사는 길이라 생각하며 해야할 일을 잔뜩 적어놓고 바쁘게 생활하며 애썼습니다. 그런 옥중투쟁을 정리하며 쓴 시입니다.
나만 먼저 나가는 것 같아 민망스러움 금할 길이 없는데 나가서도 변함없이 살아갈 것을 다짐해봅니다.
다들 건강하시길...

2013.7.22
창기

들꽃처럼

언젠가 보았던
보도 깔돌 사이 민들레
옥상 공구리 틈새 씀바귀
그리고 여기 감옥 운동장 담벽 틈의 제비꽃
독방 쇠창살 창턱 모서리 작고 노란 방가지똥
어디든 실낱 햇볕만 있어도
기어이 꽃을 피워 씨앗 퍼트리는
저 들꽃처럼
애국의 의지 꽃 피워가리

만주밀림 항일전사 후예답게
최후의 순간 오면
단 한 시도 조국을 잊은 적 없고
단 하루도 해야할 일 쉰 적 없었노라고
큰 일은 못했지만
들풀처럼 살았노라고
행복했노라고
저 작은 들꽃처럼 환한 미소 지으리

13.07.22
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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