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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기흥삼성반도체 후문 집회-김밥과 기차여행 그리고 쌍차

삼성일반노조 2012.01.20 15:18 조회 수 : 1124


  
포근한 가운데 나즉이 비 내리니 이 비 그치면 금방 봄이라도 올 것 같습니다.

겨울기온이 예전에 비하면 엄청 높아졌는데도 요즘 사람들은 난방이 잘된 공간에서 살아버릇하여 조금만 추워도 난리들이다 싶다가도 이 땅의 노동자들은 꼭 몸이 추워서라기보다 노동자들의 삶을 동토로 내모는 자본가들의 착취가 그 어느 때보다 드세기 때문에 이 겨울기온이 아무리 포근하다해도 몸과 마음이 시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기흥삼성반도체 후문에서의 집회는 본관 앞에서의 일인시위를 하러갈 때보다 훨씬 마음도 발걸음도 가볍습니다

집회나 일인시위를 마주하는 시선이 삼성본관에서 사무업무를 하는 노동자들에 비해 기흥반도체공장의 후문에서는 생산현장과 하청업체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시선이 훨씬 인간적이고 따뜻하기 때문입니다.

본관에 근무하는 노동자들은 자신들이 노동자라는 사실을 외면하고 있거나 아니면 아예 모르기라도 한 것인가요?

노동자라는 과히 선진적이고 변혁적이고 역사발전적인 이름에 대해 마치 남루한 옷을 걸치기라도 하는 것처럼 자신이 노동자이면서 거부반응을 나타내는 것은 자본주의 중에서도 미 제국주의에 철저하게 종속되어 있는 남한사회에서는 오로지 돈의 유무로 신분을 나누는 몰계급적 몰상식적 구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기에 노동자는 하나다! 라는 외침에 공감하기보다 아직은 구경꾼의 입장에 서 있으려고 하는 것이겠지요.

삼성이 기흥삼성반도체를 빙 둘러 모조리 허위집회신고를 내놓아 노조에서 겨우 후문 이 켠 음식점 앞길에서 집회신고를 한 상황에서 그나마 후문을 가깝게 바라보고 할 수 있는 것을 다행으로 여기며 피켓을 고정시키고 앰프를 설치하고 노조의 깃발을 걸고 펄럭이는 깃발아래서 집회를 시작합니다.

사실 기흥공장 후문으로 드나드는 많은 차량 중에 산업폐기물을 실은 차와 유독성물질을 실은 차량이 수도 없이 드나드는 것을 보면 반도체 생산이 아무리 클린하다고 선전해도 어쩔 수 없이 노동자들이 위험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능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반도체 산업 전체가 얼마나 많은 유해한 산업폐기물들을 배출하는지 그 차량의 숫자만으로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늘따라 그 어느 때 보다 크고 높은 목소리로 위원장이 발언합니다.

『삼성에 노동조합 만드는 것 개그콘서트에서 말하듯이 어렵지 않습니다』라고 시작하여

*삼성이 회사 내 노동자들의 죽음을 은폐 봉합하다가 11년 1월에 김주현씨가 탕정기숙사에서 투신자결하여서야 겨우 장시간 노동을 금지시킨 일,

*백혈병으로 하나가 죽고 그 수가 둘이 되고 열이 되어도 개인질병으로 매도하는 일

*옆의 동료가 수없이 백혈병으로 장시간 노동으로 죽어가도 사원들을 위하여 있다는 노사협의회니 한마음 협의회는 단 한마디의 언급도 하지 않고 회사의 이익에 복무하고 하수인노릇으로 노동자들을 기만하고 있는 것

*삼성전자 박흥길부장이 과다한 업무로 위암으로 죽기 직전까지 뛰어나다는 삼성의료진들은 위염으로 오진하고 또 죽은 후에야 산재보상을 요구하자 자신이 좋아서 일하다가 죽었다며 유족에게 상처를 주고 마침내 유족들이 회사 앞에서 49제를 지내겠다고 하자 그 전날 유족과 타협한 일

*무노조경영을 위해 불법복제와 도청 위치추적으로 노동자들을 탄압한 일

*그 자신 불법비리의 온상인 이건희가 감옥대신 특별사면 되자마자 국민이 정직해야 한다고 개같은 소리를 하여 국민들을 어이없게 한 일......등 그야말로 말로 다 풀 수 없는 삼성족벌 이건희의 죄상을 목청 높여 폭로하고

민주노조건설을 위해 삼성일반노조가 함께 할 것이며 사내의 고충을 그 무엇이라도 삼성일반노조의 홈페이지를 이용하여 알려달라

하나로는 맞서기 힘들지만 그 하나가 둘이 되고 열이 되고 단결하여 민주노조 건설하여 삼성족벌의 노동자탄압과 착취를 맞서서 노동자가 권리를 되찾아 사람답게 살수 있다고 역설했습니다.

그 자신 기흥반도체에서 11년을 근무하고 엔지니어로 근무하는 동료였던 남편과 결혼하여 결혼 3년차 백혈병으로 남편을 저 세상으로 떠나보낸 유족 정애정씨가 자신이 근무할 때

*유해한 화학물질을 취급하면서도 안전교육을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다. 그때는 받지도 않은 안전교육을 받았다고 회사가 거짓 사인을 하라고 할 때까지만 해도 그 일의 위험성을 알지 못했다

삼성은 한 라인에서 두 명의 여성노동자가 같은 백혈병으로 죽었고. 4년 동안 제보자가 150여명에 이르렀는데 산재인정 하지 않고 있다. 앞으로 그 숫자가 두 배가 될지 세 배가 될지 모르겠다. 무섭다.

건강검진을 거쳐 여성들에게 생리기간에 흔히 발생하는 빈혈수치만 좀 높아도 낙오시키는 삼성이 얼마나 건강한 남자여자사원을 뽑았겠나. 남편도 정말 건강한 사람이었다며 이런 사람이 어느날 백혈병으로 죽었어도 개인질병이란 말이냐.

처음에는 삼성에 다니는 것이 자랑스러웠지만 일하다가 다치거나 죽으면 삼성에 다닌 죄로 산재인정을 받지 못하게 된다.

나도 남편을 잃고 회사를 떠나서야 비로소 노동자들의 건강권과 인권이 노조가 있어야만 최소한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임신부는 유해한 작업환경에서 보호되어야 됨에도 회사는 기껏 임부복을 입혀 나쁜 작업현장에서 그대로 일하게 했다. 도대체 이런 기업이 어찌 있을 수 있는가.

아무리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회사가 시키는 대로 죽도록 일해서 받는 돈도 여러분의 목숨보다 중요하지 않다 ..

지금 삼성이 세계에서 대표적인 악한 기업의 명단에 올라와 있다. Public Eye People's Awards를 클릭하여 악한 기업 삼성에 투표하여 달라며 조목조목 힘주어 노동자들에게 호소했습니다.

다시 위원장이 집회 정리발언으로 시작발언보다 더 기운 넘쳐나는 목소리로 삼성의 노동자와 비정규직노동자들에게 설 잘 쉬시라는 인사와 함께 삼성노동자들은 인간답게 살아야 하고 삼성자본의 불합리하고 악랄한 삼성족벌이씨 일가는 삼성경영에서 물러나야 합니다. 지금의 제가 드리는 이 이야기를 고향에 가셔서 삼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시라 고 권유하기도 하였습니다.

오늘따라 많은 기흥공장 노동자들과 특히 하청업체의 노동자들이 피켓을 사방으로 둘러싸서 자세히 보고 깊은 관심을 보이는가 하면 어떤 분은 소리가 회사 안까지 잘 안 들린다며 잘 들리게 스피커를 아예 후문 안쪽으로 설치하는 게 어떻겠냐고도 하십니다.

한참동안 펼쳐놓은 피켓을 들여다보던 나이 지긋한 하청노동자 두 분은, 이렇게 애를 쓰는데 돈은 어디서 받아가면서 하느냐며 안쓰러운 마음을 표현하였습니다.

비록 상근자 네 사람이지만 넘쳐나는 기운으로

삼성반도체 백혈병 산업재해로 인정하라!

살인기업 삼성을 처단하라!

라고 두 주먹 불끈 쥐며 구호로 집회를 마치고 다들 소풍 나온 아이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오는 듯 마는 듯하게 내리는 비속에서 집에서 준비해온 김밥에다가 생선구이와 된장국이랑 차안에서 맛있게 먹고 기흥반도체 공장을 떠났습니다.

오는 길에는 평택의 쌍용자동차지부에 들러 사무실의 온돌구들처럼 따뜻한 바닥에 둘러앉아 동지들이 내준 커피를 마시는 중에 마침 인천에서 노동운동의 대선배이신 이총각님(이름 때문에 오래 기억될 같다)이 같이 활동하는 분들과 쌍차지부로 설맞이 방문을 하는 바람에 함께 자리하게 되어 풍성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박정희독재의 엄혹한 시절에 인간답게 살아보자며 노조건설하여 임금인상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던 여성노동자들이 회사 측으로부터 똥물을 뒤집어쓰는 등 온갖 반인간적인 탄압 속에 이 땅의 노동자들의 권리를 위해 몸바쳐 저항하였던 노동운동 역사의 주인공을 직접 만나게 되어 모두 노동운동의 대선배에 대한 존경하는 마음으로 귀를 종긋 세워 마치 오래묵고도 훌륭한 양식이 되는 책을 읽듯이 노동운동에 대한 간략사를 들었습니다.

또 옥쇄파업으로 영웅적인 투쟁을 벌였던 쌍차지부의 동지들과 서로 힘을 복돋아주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산자와 죽은 자로 나누어져 같은 노동자끼리 대립해야 했던 것이며 감옥살이며

살인적인 해고 속에서 죽어갔던 동지들 이야기에 모두 가슴 울컥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호된 고통의 시간 중에도 많은 연대하는 동지들이 있어 외롭지 않게 잘 싸우게 되었다며 쌍차동지들은 얼굴 가득 희망찬 웃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덕분에 김득중동지가 든 카메라 앞에 우리 모두 활짝 웃으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벌써 귀성행렬이 시작되어 기흥으로 갈때는 수원까지 기차로 갔는데 올 때는 승용차로 사무실까지 오는데 몇 배의 시간이 더 걸렸네요.

아무쪼록 고향의 가족친지 이웃과 서로 따뜻한 마음 나누고 위로하시고 위로받으시고

2012년 용의 해 푸른 수면을 가르며 솟구쳐 하늘높이 날아오르는 용의 기운이 동지들의 몸과 마음을 가득 채워 미래를 열어가는 데 힘이 되도록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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