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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강정마을

안병길 2013.01.29 13:26 조회 수 : 1391

강정마을을 찾기로 했다. 공항 5번 출구에서 대기하고 있던 공항리무진을 타니 강정마을에 내려주었다. 평통사 김종일 팀장님과 전화해 먼저 삼거리식당을 물었다. 삼거리 식당은 국회앞에서 2013년 해군기지건설 예산삭감을 염원해가며 1백배 할 때, 강정주민 김종환님이 자기가 식당한다며 소개해 기억에 남았었다. 어둑해질 무렵 젊은 여인에게 삼거리 식당을 물으니 활동가들이 밥먹는 곳이라며 시큰둥하게 가르쳐준다. (나중에 알고보니 평화센터에 앉아 있어 좀 그랬지만) 점퍼에 달린 모자를 쓴 사람이 맞은편에서 오기에 반가워 다시한번 식당을 물으니 알아듣지 못하는 영어로 열심히 손짓, 발짓 설명해주어 찾아갈 수 있었다. 삼거리 식당은 구럼비 바위에 있다가 해군기지 공사로 참석울타리가 둘러쳐지면서 밖으로 쫓겨났다. 그 뒤 커다란 비닐집을 지어  간판없는 함바집처럼 활동가 및 주민들이 배고프면 언제나 가서 밥을 먹을 수 있는 곳이었다.
 안내를 받아 잠은 마을회관에서 자기로 했는데  4층에 2층 침대까지 놓여있어 남여 숙소가 나뉘어 있고, 장기간 활동하는 이들은 동네 빈집에서 지내고, 잠시 머무르는 사람들은 마을 회관에서 지냈다. 내가 내려간 월요일(1.21)은 통합 진보당 정창례 국회의원이 왔었고 매주 온다고 했다는데 약속을 지킬 수 는 있는지... 화요일은 통합진보당 이상규 국회의원이 왔었고, 11시에는 시민연대 기자회견이 있었다. 언제 공사가 있었냐는 것처럼 평온하다 싶더니 저녁 7시가 되자 밤에 사진 체증하기 위해 커다란 서치라이트 달린 경찰차와 수백명의 경찰이 달려들어 공사장 문을 막아 서 있던 주민들과 활동가들을 들어 내고, 공사장 문앞에 쌓아놓았던 귤나무 뿌리도 사정없이 내동댕이 쳤다. 들어가있던 레미콘 차가 나오는가 싶더니 미리와 대기하고 있던 레미콘차가 들어가고 주민들은 다시 제자리에 나무뿌리 가져다 쌓으며 분풀이 하듯 공사장 정문 함석 대문에 던져 시끄럽다. 그냥 길에다 막지 싶다가 같이 함석문에 던졌다. 밤에는 2시간에 한번 꼴로 , 낮에는 1시간에 한번꼴로 이 싸움이다. 화요일은 밤 12시 넘도록 그렇게 같이 했다. 쌓았다 부서지는 모래성처럼 경찰이 들어내면 주민들은 또 제자리에 갖다 놓고 끝없는 번복. 얼굴만 찍히면 출두서가 날아오니 무슨 무장강도 처럼 복면을 하고 처음에는 의아했다. 알고보니 그런 아픈 사연이 묻어있었다. 전에는 공사장에서 나오는 레미콘 차 밑에 들어가 한쪽 수갑은 자동차에 하나는 손목에 묶어보기도 하였다지만 수갑을 끊고 여지없이 들려져 감옥가 기고. 철조망을 몸에 두르고 있으면 담요 가져와 들려 나왔단다. 이런 싸움이 6년째 이어지고 있다.
 아름다운 섬! 평화의 섬! 제주!
  미군기지임이 속들여다 보이는데 해군기지와 관광미항이란다. 명바기가 4대강 속살까지 파헤치며, 녹색을, 강을 살린다고 했던 새빨간 거짓말과 너무 닮았다. 국회의원이 오면 공사중단하고  숨어있다가 쥐새끼들처럼 주민들에게 달려들고 공사를 강행한다는 것은 제스스로 불법공사라는 사실을 시인하는 꼴인데 안하무인이다. 조직속에 몸담고 살아 혼자 어찌할 수 없겠지만 제나라 백성을 지키고 보호하려고 만든게 군대이고 경찰아니던가? 자국민 보호가 제 1일진데 평택 대추리도 그렇고 외국군대를 이 땅에 머물라고 제나라 백성을 내쫓는 여기는 내 나라가 아니다.
 제주평화인권센터장 홍길용님, 강정마을 회장 강동균님, 서울과 강정을 오가며 싸우고 있기에 자주 만나 강정에 처음이지만 낯설지 않았고, 마을 주민들도 국회앞 1백배때 뵈어 낯익고 알고있던 동네에 찾아온 기분이었다. 활동가들은 위험수위에 있어 가열찬 투쟁을 못하고 사실 대부분의 활동가들이 구속될 위기에 있다. 구속되면 일할 사람이 없어 몸을 사려야 하는 아픈현실에 눈물만난다. 어느 가객의 노래처럼 눈물의 연평도라지만 눈물의 강정마을이다. 강정이 좋아 초등 3학년인 아들과 빈집세얻어 드나드는 대구가 고향인 은희씨, 사진 체증에 열심인 신대식님, 전주가 고향인 이종화님, 마을 주민 호경씨, 훈섭씨, 매일매일 미사로 힘을 싣고 계신 문정현, 규현신부님. 힘으로, 무기로 총칼을 가지로 평화를 지킬 수 있다는 허황된 꿈을 가진 군사적 힘의 문화의 오만함. 제 나라와 백성을 지키는데 가장 기본권리인 제나라 군사작전권을 미국에 맡겨놓고, 평화를 말하는 사람들!
 작년 태풍(볼라벤인지) 한번에 기지건설로 케이슨이라는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 열개나 세웠으나 모조리 무너지고 단 한개만 흉물로 남아있었다. 이런 자연의 힘을 점검했으면 겸손하고 겸허히 옷깃을 여며야지 아직까지 불법을 힘으로 밀어부치고 있으니 막아서는 우리가 힘이없고 저들은 공권력을 앞세운 힘이있고. 이 비참한 현실이 서글퍼 눈물만. 만약 해군기지가 들어선다 해도 강정주민들과 평화활동가 인천 주안이 고양이라는 최성희님. 미안합니다. 잊을 뻔 하였습니다. 올레길 걸으며 지나다가 지나기가 양심에 찔린다는 이름모를 아주머니, 세계적 생명평화연대가 있는 한 생명평화를 지키려는 의지를 꺾을 수는 없을 것이다. 나 하나의 안위, 내 가정의 행복도 중요하겠지만. 세계 평화! 여기에 우리 모두는 끈으로 묶여 있기에 하나이다. 평화와 한몸인 그대 벗들의 강정방문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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