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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국장님께

 

안녕하세요?

지난 면회 때 처음 뵙고 반가웠습니다. 먼 길 찾아오셨는데 면회시간이 짧아 항상 아쉽습니다.

그 때 반가운 마음과 고마움을 편지로 전하려 생각만 하고 있다가 너무 늦게 편지를 드립니다. 너그럽게 이해해 주세요.

 

오늘 편지와 함께 서신검열 민사소송 상고이유서도 보냅니다. 송상교 변호사님과 저는 서신검열의 부당성을 절박하면서도 논리적으로 상고이유서에서 밝혔습니다. 고의성이 없다는 이유로 교도관의 집필문 발송 불허가 정당하고, 서신 임의 검열이 법률에 따른 정당한 행위라는 원심의 판결은 많은 의문을 제기합니다. 지난 1년 이상 재판 과정에서 부당한 서신검열에 대한 많은 증거들과 증인심문이 있었고 행정소송에서도 집필물 발송 불허는 잘못한 일이라고 확정판결을 했는데요, 그런 집필물 발송 행위조차 정당한 행위하는 원심 재판부의 판단은 공정하지 않습니다.

사실 저는 상고를 하느냐, 마느냐를 놓고 고민하였습니다. 만약에 원심이 확정되어 교정기관의 서신검열이 정당하다는 판례가 될까 하여서입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우리가 제기한 문제 제기에 대해서 충분하게 생각하지 않고 교정 당국의 단편적인 답변에 근거해서 판단을 내렸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왜 서신 검열을 해야하는지? 그 근거는 어디에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재판부는 회피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질문입니다. 누구나 동의하고 납득할 수 있는 판단을 최고 법원에서 하리라 기대합니다.

 

지난 7년 가까이 오직 서신검열문제 하나만 가지고 교정당국과 논쟁을 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사실들을 현장에서 부딪치며 배우고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수형자라는 신분에서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한다는 게 제약도 많고 힘이 듭니다. 그렇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서 교정당국 역시 서신검열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고 고민하는게 느껴집니다. 재판의 결과를 떠나서 저는 그런 성찰적 자기반성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교도소는 죄인이라는 국민의 법감정 때문에 재소자의 인격이 쉽게 무시되고 침해받아도 그냥 지나치는 일들이 많습니다. 이 문제는 본질적으로 국가권력이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는지와 관련된 문제이기도 합니다.

양심수후원회에서도 서신검열소송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소송결과에 대해서는 앞으로 계속 함께 공유하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이병진 올림

2016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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