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소 '구금'만 하고 '면회'는 안 되나?
국정원, '불시 출정조사'로 구속자들 면회 '훼방' 의혹
2009년 05월 12일 (화) 20:43:16 고성진 기자 kolong81@tongilnews.com

   
▲범민련 남측본부 이규재 의장에 대한 접견 신청서. 11일 서울 구치소는 접견신청서까지 접수했으나 '행정착오'로 면회가 불가능하게 됐다고 밝혔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서울구치소에 구금된 '범민련 구속자'들에 대한 국정원의 '불시 출정조사'로 인해 이들에 대한 면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기소전 구치소 구금' 이후 계속해서 의혹이 일고 있다.

범민련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11일 오전 8시께 이규재 의장, 이경원 사무처장, 최은아 선전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서울구치소에 문의했는데 '오전 중에 가능하다, 당일 면회라서 예약이 안 되기 때문에 직접 와라'는 얘기를 듣고 구속자 가족 몇 분과 함께 서둘러 구치소로 향했다"고 한다.

그러나 오전 10시가 조금 넘은 시각, 서울구치소 접견실에 도착한 이들을 맞은 것은 "이 사람들 없다. 출정 나간 것 같다"는 출정사무과 담당 직원의 대답이었다.

이 자리에는 면회를 위해 서둘러 대전에서 올라온 최은아 선전위원장의 부모와 90대 노인도 있었다.

현장에 있던 한 범민련 관계자는 "면회 접수가 된 상태에서 최은아 선전위원장 접견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구치소 간수들끼리 갑자기 웅성웅성댔고, 구속된 이들이 출정갔다고 얘기했다"면서 "책임자는 우리가 확인한 이후에 국정원에서 출정하겠다는 지시가 나왔는데 이를 파악하지 못한 행정상의 착오라고 했다"고 전했다.

즉, 구치소 측이 오전 8시께 확인한 이후에 국정원에서 갑자기 출정 조사하겠다는 지시가 내려왔고, 이 부분이 행정상 문제가 생기게 됐다는 설명이다.

서울구치소 출정사무과 관계자는 12일 <통일뉴스>와 전화통화에서 "검찰의 소환은 일정기간 전에 미리 전산으로 통보되는데, 국정원 조사는 그런 게 없기 때문에 국정원의 조사를 우리도 예측할 수는 없다"며 "출정이 없는 것으로 알고 가족들에게 얘기했는데, 갑자기 불러서 나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수용자가 있는데 접견을 시키지 않았던 것은 아니"라며 행정적 문제임을 거듭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도 <통일뉴스>와 전화통화에서 "행정상의 착오로 담당자들이 바쁜 와중에 실수로 누락된 것이지, 고의적이나 상부의 압력에 의한 부분은 없다"면서 범민련 관계자들과 가족들이 제기한 '국정원 개입' 의혹을 일축했다.

가족의 경우에는 구속자들이 출정한 상태에서도 접견이 가능하다. 11일 최은아 선전위원장의 가족들은 국정원으로 찾아가 최 위원장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범민련 관계자들은 "국정원이나 검찰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구속자들에 대한 외부접촉을 철저하게 통제하려는 술수"라며 '기소전 구치소 구금' 의혹과 연결했다.

또 "구치소에 있었던 사람들을 동시에 세 명이나 빠져나갈 수 있느냐"며 "일부러 면회를 허용하지 않을 수도 있는 거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한 관계자는 <통일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당시 (구치소) 담당자의 말에 따르면 아침 9시에 출정해서 저녁 9시에 들어온다는 것인데, 이럴 경우 구치소 면회는 무용지물"이라며 "실제로 국정원이 마음만 먹으면 수사를 악의적으로 하기 위해 출정조사를 계속해서 진행할 수도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가족의 경우에는 '무슨 내용의 수사를 받았는지' 이런 것을 묻는 경우가 거의 없고, 수사 내용에 대해서도 잘 알지도 못한다"며 "검사 측에서 영장실질검사 때 질의 시간에 가족들을 내보냈고, 오늘 오전에도 변호사의 접견조차 막은 것을 통해 본다면, 검찰 측에서 철저하게 어떤 내용으로 수사하고 있는지 외부로 내보내지 않으려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성진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25 권오헌 선생님, 늦봄30주기 특별공로상 수상식 file 양심수후원회 2024.06.04 56
324 권오헌 선생님[제1441차 수요집회]에서 '정의기억연대와 수요시위'를 적극 지지연대발언영상 file 양심수후원회 2020.05.29 170
323 권오헌 선생의 삶과 투쟁을 담은 문집 출간돼 file 양심수후원회 2023.11.20 64
322 권오헌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 제25회 불교인권상 수상 file 양심수후원회 2019.11.21 233
321 권오헌선생님[영상발언] 통일애국열사 박창균.이희영정신계승! 미군철거! 보안법철폐!(6월17일) file 양심수후원회 2020.06.25 136
320 권오헌선생님[영상발언] 흰돌 강희남정신계승 보안법철폐 미군철거집회(6월6일) file 양심수후원회 2020.06.16 145
319 그런 날이 오겠죠. 꽃이 되는 그날... - 평양시민 김련희 회원 다큐 영화 ‘그림자꽃’ 상영회 file 양심수후원회 2019.09.30 600
318 그립고 사랑하는 류종인 선생님 ! 통일조국에서 부활하소서!! file 양심수후원회 2021.07.25 126
317 기자회견) 8.15광복절특사 양심수부터 석방하라!- 통일뉴스 펌 file anonymous 2016.08.04 831
316 김광수 “공안 검증기관에 공개 토론회를 제안한다” file 양심수후원회 2024.05.22 24
315 김련희 ‘평양시민’이 갈 곳은 감옥이 아니라 그의 ‘조국’이고 가족품이다 file 양심수후원회 2021.01.19 125
314 김련희 씨를 가족의 품으로, <통일뉴스 기고> 권오헌 민가협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 file anonymous 2015.11.17 1003
313 김련희 평양시민 송환촉구, 강제 억류 7년 저는 분단의 희생물입니다 anonymous 2018.03.28 429
312 김련희 평양시민, 내가 나서 자란 조국을 사랑하는게 죄인가 anonymous 2017.12.13 445
311 김련희 평양시민, 북에서 태어난 게 죄인가 가족에게 보내달라 anonymous 2018.02.02 329
310 김련희, 국가보안법 위반 기소...'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양심수후원회 2021.01.08 166
309 김성윤목사 4년 선고 보안법 강력 규탄! -자주시보 file anonymous 2016.12.19 860
308 김영식 선생님의 생신축하모임이 있었습니다 file anonymous 2016.04.08 962
307 김호씨가 '국가보안법 적용의 부당성'에 대해 이재명 후보에게 보낸 편지 file 양심수후원회 2022.02.16 194
306 꼭꼭 숨기는 북 해외식당 종업원, ‘기획탈북’ 의혹만 증폭 file anonymous 2016.07.18 1303
Board Pagination Prev 1 ...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 34 Next
/ 34

CLOSE

회원가입 ID/PW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