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명 서

 

평택의 눈물은 마를 날이 없다! 1월 13일 수원지법 평택지원 재판부(형사2단독: 판사 정우영)는 쌍용차 연대투쟁으로 구속된 구속노동자후원회 인권팀장 강성철 씨에게 실형 8개월을 선고했다.

강성철 씨는 지난 해 8월 6일 쌍용차 점거농성이 끝나던 날, 연행된 노동자를 면회하러 평택경찰서에 갔다가 “시위대가 몰려와 화염병을 던질” 거라는 둥 황당한 이유로 주차를 가로막는 전경에게 몇 마디 항의하다 난데없이 욕설과 폭행까지 당했다. 당시 쌍용차 파업노동자들을 인간 취급하지 않고 살인진압을 자행한 이명박 정권이 평범한 시민들에게조차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공갈과 협박을 일삼았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강성철 씨는 행정서비스를 담당하는 경찰이 ‘민원인에게 이래도 되냐’며 당시 현장을 통솔하고 있던 경찰관을 만나 문제의 전경들을 데려와 사과하라고 요구했을 뿐이다. 그런데 그 경찰관은 시종 권위적인 태도로 강성철 씨를 대하더니 격앙된 말투와 자세를 문제 삼아 긴급체포했다. 평택 경찰은 조사를 한다며 강성철 씨를 파출소로 끌고 가더니 2시간여 수갑을 채워놓고 화장실도 못 가게 하는 등 인권침해를 저질렀다. 경찰은 그날 밤 강성철 씨를 풀어주긴 했으나 노동 사건으로 네 차례 구속된 전력과 7월 16일 쌍용차 공장 앞, 금속노조 집회에 참가해 사복 경찰관의 불법체증에 항의한 것까지 문제 삼아 10월 6일 끝내 구속시켰다.

구속노동자 인권옹호 활동을 해온 강성철 씨의 부당한 구속에 대해 16명의 국회의원과 400여명의 학자, 법조인, 정의로운 시민들 그리고 일본의 노동자들까지 나서서 즉각 석방할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과 한 통속인 사법부는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쌍용차 파업노동자들의 재판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지만 사건의 진실규명과는 아무 상관없는 야만적인 ‘정치 재판’일 뿐이다. 국가인권위원회조차 물과 의약품마저 차단하고 파업노동자들에게 무지막지하게 폭행한 경찰의 살인진압작전을 ‘인권침해’로 규정하고 검찰에 고소까지 했건만 판사들은 이것조차 “정당한 공무집행”이라고 우기며 살기위해 저항한 노동자들을 “범법자”로 몰아가고 있다.

강성철 씨의 재판 또한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담당 판사는 사건의 원인이 된 평택경찰서 전경들의 욕설과 폭행,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복경찰의 무작위 사진 채증 행위를 “정당한 공무집행”으로 인정하는데 한 치의 주저함도 없었다. 판결문은 검찰의 공소장을 그대로 베낀 것에 불과했다. 공소사실을 조목조목 반박한 변호인의 변론과 피고인에게 유리한 증인들의 진술내용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평택경찰서가 법정에서 공개검증하기로 한 CCTV 필름조차 ‘보관되어 있지 않다’며 제출을 거부했는데도 판사는 아무런 책임추궁도 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구속노동자들의 재판이 그러하듯 이번 판결 역시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원칙이 돼버린 대한민국의 사법현실을 여지없이 보여주었다. 특히 사건의 유형, 행위의 정도를 따지지 않은 채 동일한 혐의로 입건되면 무조건 구속시켜 실형을 선고하는 “누범” 제도는 강성철 씨의 구속과 실형판결에 결정적 구실을 했다. 해고노동자인 강성철 씨는 최근 10년 동안 다섯 번 구속되어 7년 넘게 옥살이를 하고 있다. 모두가 밥 먹듯이 법을 어기는 기업주들에게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를 보장하라고 요구했던 사건들이다. 기업주들은 수 없이 법을 위반하고 질 나쁜 범죄를 저질러도 실형은커녕 왠만해선 구속되지도 않는다. 하지만 강성철 씨처럼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찾기 위해 투쟁하거나 열악한 사회적 약자의 인권 향상을 위해 노력해 온 활동가들은 조그만 꼬투리가 잡혀도 가혹하게 처벌되기 때문에 운동을 포기하지 않는 한 구속의 굴레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명박 정권과 사법부는 이런 방식으로 정치적 반대자들에게 끊임없이 침묵을 강요하고 있다.

“쌍용차 연대투쟁으로 구속된 인권활동가 강성철 석방 공동대책위원회”는 정권에 아부하기 위해 쌍용차 파업의 정당성을 짓밟는 정치판사들의 ‘더러운 판결’을 인정할 수 없다. 우리는 정의로운 노동자, 시민들과 함께 탄압받는 쌍용차 노동자들을 방어하면서 인권활동가 강성철 씨의 석방을 위해 힘차게 투쟁해 나갈 것이다.

2009. 1. 14

쌍용차 연대투쟁으로 구속된 인권활동가 강성철 석방 공동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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