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투병중 서옥렬씨, 남북정상회담 앞 ‘실낱 희망’
사회단체 “인도적 차원 장기수 19명 송환해야”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area/841871.html?_fr=mt2#csidx039c1b3874227608e0c6ec64f0aabc3

최고령 비전향 장기수 서옥렬(90·광주시 북구 각화동)씨가 24일 오전 광주 북구 한 병원에서 송환을 바라는 심경을 이야기하고 있다.정대하 기자

최고령 비전향 장기수 서옥렬(90·광주시 북구 각화동)씨가 24일 오전 광주 북구 한 병원에서 송환을 바라는 심경을

이야기하고 있다.정대하 기자


꿈에라도 한 번 보고 싶었다. 57년 전 마지막 봤던 아내의 얼굴이 지금도 눈 앞에 아른거린다. 1961년 8월 남으로 내려오면서 병원에 있던 아내를 만나지 않고 온 것이 두고 두고 후회가 된다. 평양 선교리 대동강을 막 건너면 보이던 아파트 5층 8호실이 그가 살던 집이었다. 최고령 비전향 장기수 서옥렬(90·광주시 북구 각화동)씨는 24일 “이상하대…. 간절히 바라도 (아내가) 한 번도 꿈에 나타나질 않아”라고 말했다.

서씨는 최근 폐에 물이 차 올라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오전 광주광역시 북구의 한 병원에서 만난 서씨의 얼굴은 수척했고, 손과 발은 앙상했다. 밥을 잘 먹질 못해 약을 먹는 것조차 꺼린다. 날이 흐리면 고문 후유증에 시달린다. “여길 봐봐, 뼈가 정상이 아니야….젊었을 땐 몰랐는데, 나이가 드니까 증상이 와요.” 그의 마지막 소원은 죽기 전 아내와 두 아들을 만나는 것이다. 5살(56년생), 3살(58년생)이었던 두 아들을 생전에 볼 수 있을까?

최고령 장기수 서옥렬(90·광주시 북구 각화동)씨는 요즘도 날이 흐르면 몸이 쑤시는 고문 후유증에 시달린다. 서씨가 고문 당해 뼈가 으스러진 발 부분을 가르키고 있다.정대하 기자

최고령 장기수 서옥렬(90·광주시 북구 각화동)씨는 요즘도 날이 흐르면 몸이 쑤시는 고문 후유증에 시달린다.

서씨가 고문 당해 뼈가 으스러진 발 부분을 가르키고 있다.정대하 기자


서씨의 삶은 ‘분단의 아픔’ 그 자체다. 전남 신안 출신인 그는 고려대 경제학과 재학중이던 1950년 한국전쟁 때 인민군에 입대했다. 북에선 강원도 천내군 중학교에서 교원 생활을 하다가 ‘여성 교원’(30년생)을 만나 사랑했고 결혼했다. 1961년 공작원으로 남파돼 고향 집을 방문했다가 붙잡혔다. 국가보안법 위반죄로 기소돼 29년을 감옥에서 보냈다. “여보! 당신, 살아있는지 궁금하기 그지없구려…” 서씨는 1998년 아내에게 쓴 편지를 아직 부치지 못했다.

서씨는 요즘 실날같은 희망을 다시 키우고 있다. 27일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에 훈풍이 돌면 ‘송환’ 문제도 풀릴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서씨는 “언제 죽을지 모르는데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가족들을 한번 만나고 싶다. 하다 못해 인도적 측면에서 얼굴 볼 기회라도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1992년 대학생 기자 때 서씨를 인터뷰한 뒤 지금껏 인연을 이어왔던 정경미(47)씨는 “최근 기억도 깜빡깜빡하시는 상태인데, 며칠 전 ‘아직은 못 죽어’라고 하셔서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서씨처럼 북으로 돌아가길 원하는 이는 19명이다. 2000년 첫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6·15공동선언에 따라 비전향 장기수 63명이 북으로 송환된 뒤 남은 2차 송환 요구자 33명 중 19명만 생존해 있는 상태다. 이들은 모두 80~90대의 고령으로, 1차 송환 대상에 포함됐어야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아 신청을 못했거나 국가폭력으로 강제전향했다는 이유로 보수세력이 반발해 송환 시기를 놓친 이들이다.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양심수후원회·한국진보연대 등은 지난 18일 청와대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전향 장기수들은 분단과 냉전의 산물이다. 동포애와 인도주의 정신으로 조속히 19명을 송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1992년 대학생 기자 때 서옥렬씨의 사연을 인터뷰한 뒤 지금껏 인연을 이어왔던 정경미(47·오른쪽)씨가 24일 아침 최고령 비전향 장기수 서옥렬씨를 찾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정대하 기자
1992년 대학생 기자 때 서옥렬씨의 사연을 인터뷰한 뒤 지금껏 인연을 이어왔던 정경미(47·오른쪽)씨가 24일 아침 최고령 비전향 장기수 서옥렬씨를 찾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정대하 기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45 조국통일촉진대회 준비위, ‘한미군사연습 중단 촉구 공동행동’ 9일차 진행 양심수후원회 2021.09.01 162
244 국가보안법 제정 73년, '고통이고 수치' file 양심수후원회 2021.12.02 161
243 10만 명 참여한 ‘이석기 전 의원 사면복권’ 탄원서, 청와대에 전달 file 양심수후원회 2022.04.18 161
242 조국통일촉진대회 준비위, ‘바이든 방한 규탄 기자회견’ 개최 file 양심수후원회 2022.05.25 161
241 『세기와 더불어』 2차 압수수색은 공안 통치 부활 시도..엄중 규탄 file 양심수후원회 2022.07.05 161
240 비전향장기수 송환20주년 기념행사위원회, 투병중14명 조속한 2차송환 촉구 file 양심수후원회 2020.08.19 160
239 "이재용은 석방하고 이석기의원석방 거부하는 문재인정권 규탄한다!" file 양심수후원회 2021.08.11 158
238 일본 역사왜곡‧경제침략 반대 거족적 행동 적극 펼치자 8.15민족통일대회‧평화손잡기, 남북해외 공동호소문 발표 file 양심수후원회 2019.08.21 158
237 ‘민주노총 지지 재미협의회’ 결성.. 초대 회장에 한호석 박사 file 양심수후원회 2022.02.04 157
236 미주양심수후원회의 충북간첩단 조작 사건 규탄과 석방촉구 시위 file 양심수후원회 2021.08.11 157
235 “한미당국, 적대행위와 합동군사연습부터 중단해야” file 양심수후원회 2021.11.11 157
234 6.15공동선언 발표 20돌을 맞아 26차 반미월례집회 열어 file 양심수후원회 2020.06.19 157
233 전국민중행동, 용산서 ‘2022 자주평화대회’ 개최 file 양심수후원회 2022.11.29 156
232 8월 조국통일촉진대회 성사! 반미공동투쟁기구 건설! 양심수후원회 2021.04.26 156
231 서울에 들어온 지 이틀 만에 잡히고 20년 징역살이를 한 이 사람의 이야기 양심수후원회 2021.08.08 156
230 빨치산 출신 2차송환 희망 김교영 선생 별셰 양심수후원회 2021.09.20 156
229 2022년 우리 민족끼리 자주와 평화의 횃불을 들어 올리자! file 양심수후원회 2022.02.16 156
228 숨죽여 지내온 세월…'비전향 장기수' 19인의 초상 anonymous 2018.10.11 156
227 각계 시민사회종교단체 “공안탄압 중단! 국가보안법 폐지!” 강력 요구 file 양심수후원회 2022.12.20 155
226 전주에서 비전향장기수 오기태 선생 추모식 열려 양심수후원회 2020.12.10 155
Board Pagination Prev 1 ...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 34 Next
/ 34

CLOSE

회원가입 ID/PW 찾기